기술·시장 자료

[헬스케어] 호기가스 분석을 이용한 질병진단 기술의 전개와 전망

[헬스케어] 호기가스 분석을 이용한 질병진단 기술의 전개와 전망

2020.02.13

호기가스를 이용한 질병진단 기술의 중요성 및 최신동향

호기가스로 질병을 진단하는 기술은 실용화되려면 수십 년 이후에나 가능할 최첨단 체외진단 기술이다. 그러나 BC 400년경 히포크라테스 시대에 ‘환자의 입과 코에서 나는 냄새를 확인하라’는 고대문헌 기록이 있듯 가장 오래된 질병진단 방법이기도 하다. 최근에 가스크로마토그래피(GC)나 질량분석기(MS) 기술처럼 각종 화학분석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호기가스 성분에서 질병과 관련된 바이오마커를 탐색하는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날숨 내의 질병 관련 바이오마커는 혈액 마커에 비해 데이터가 빈약하고 공인된 마커도 거의 없다. 심지어 질량분석기를 이용한 날숨가스 분석 결과 데이터에서도 학계가 공통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유의미한 마커가 부재한 상황이며, 날숨가스 분석과정에서의 오류나 가스분석 연구 자체의 절차에 대한 기준도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림 출처: http://www.eversens.com/our-product


호기 가스 성분 중 일부 휘발성유기화합물(VOC) 가스들이 당뇨나 폐질환과 상관성이 매우 높다는 연구보고가 일부 이루어지고 있으나 실제 의료현장에서 활용되는 기술은 ppb 급 민감도를 갖는 NO 가스센서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진단하는 것이 유일한데 이마저도 보조적 진단 방법이며 활용이 제한적이다. 다만, 위 내에 헬리코박터균을 확인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균의 물질대사를 이용하는 요소호기검사법이 가스분석으로 질병을 진단하는 상용화 사례인데, 그 분석 원리는 다음과 같다. 요소 알약을 섭취하면 위 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요소를 이산화탄소와 암모니아로 분해하는 대사작용을 이용한다. 암모니아를 측정하면 위 내에 균의 존재 여부를 알 수 있다.

가스를 분리한 후 질량분석기라는 최첨단 장비를 활용하더라도 날숨내 질병마커를 찾기란 간단한 일은 아니며 질병관련성을 연구하는 일은 더욱 어렵다. 분석 장비가 고가이기도 하지만 사용법이 어려워 분석 오류가 개입하기 쉽고 가스 시료를 준비하는 절차에서 전문성과 숙련성이 필요하며 분석 시간도 오래 걸리고 분석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이다. 날숨 분석으로 질병관련성을 연구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또한 날숨의 특정 성분이 질병 관련성이 있음을 찾아내더라도 날숨에 그 가스 성분의 양적 차이가 만들어지는 이유를 물질대사 경로를 통해 설명할 수 있어야 질병진단 마커의 지위를 얻을 수 있다는 부분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렇게 날숨을 이용하여 질병을 진단하는 기술은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지만 날숨으로 질병을 진단할 수 있게 된다면 그야말로 엄청난 부가가치를 기대할 수 있다. 피를 뽑는 두려움과 부작용을 피할 수 있고 혈액 감염 우려도 피할 수 있다. 위암과 같이 소화기 질환의 경우라면 암을 영상으로 직접 찾기 위해 내시경을 봐야 하는 불쾌하고 불편한 검사를 최소화하거나 대체할 수 있다. 상상해보면 알겠지만 날숨을 이용한 질병진단이 가능해진다면 피를 뽑거나 내시경 검사의 어려움 없이 암의 존재 여부나 치료 후 예후를 호기가스 분석으로 알 수 있게 된다. 일상 생활에서 건강상태를 모니터링 할 수 있으니 얼마나 편해질 것인가. 매년 받아야 하는 그 많은 내시경 검사를 날숨 분석방법으로 대체하게 된다면 경제적 부가가치는 차치하더라도 건강 검진이 얼마나 간편해지겠는가. 따라서, 날숨 분석으로 질병을 진단하는 호기가스 분석 연구는 많은 연구비를 투입해서라도 반드시 미리 확보해야 할 중요한 기술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국내외 기술 수준과 한계

영국의 Owelstone medical사는 호기가스와 질병과의 상관관계를 확인하는 호기가스 질병진단 분야의 선두주자이다. 날숨을 포집하는 기구인 breath sampler를 제작하였으며, 이를 이용하여 날숨 분석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호흡가스 VOC 분석기를 이용하며, 병원과 협력 연구로 암을 비롯한 여러 질병을 호기가스 분석으로 진단하는 연구를 수행하여 관련 정보를 수집하며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Breath biopsy라는 새로운 의료진단 분야를 개척하고 확장해가고 있다.

이에 비하면 국내 호흡가스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다. 몇몇 연구 과제가 대학을 중심으로 수행된 사례가 있지만 호기가스 마커를 발굴하기 위한 체계적 연구는 거의 전무하며 해외 논문연구에서 언급한 몇몇 가스에 대한 가스센서 검출 특성 연구에 그치고 있고 임상 관련성 연구는 고작 수~수십 건의 케이스로 평가한 결과에 불과한 상황이다. 호흡 가스를 질량분석 해보는 기초연구수준이어서 유의미한 breath biopsy 연구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가스센서 분야에서 금속산화물 기반의 센서를 연구하는 대학 연구진이 호흡진단 분야로의 적용 가능성과 기대를 언급하는 홍보성 언론 기사를 제외하면 breath biopsy 분야에서 실질적인 진전은 없어서 국내 호흡분석 질병진단 연구는 걸음을 재촉할 필요가 있다.

한편 전자부품연구원은 서울대의대 소화기 외과 연구팀과 서울대공대가 발굴하고 있는 위암 관련 가스마커를 검출하기 위한 가스센서 연구를 숙명여대, 숭실대, 신우전자 연구팀과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다. 호기가스 질병진단 연구 분야의 가장 큰 숙제는 질병진단 마커의 발굴이 첫 번째이며, 가스분석 기술에서는 가스센서의 검출감도를 ppb 내외 수준으로 고감도 검출 성능을 확보하는 것과 동시에 여러 혼재한 날숨가스 성분 중 질병 마커를 선택적으로 검출하는 가스센서의 선택성 성능을 확보하는 부분이다. 연구팀은 날숨을 포집하여 농축하는 전략으로 가스센서의 검출감도 한계를 극복하고 36개의 센서 어레이로 가스검출 선택성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위암진단 호기가스 분석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호기가스 분석 기술의 난제 및 향후 전개방향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호흡가스를 이용한 질병진단은 breath biopsy라는 분야의 시작과 성장에서 예측되듯이 향후 활용이 확대되고 의료진단산업에서도 점유율을 높여갈 것은 자명하다. 비침습적 방법의 질병진단이면서 비침습적 시료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질병진단 가능성만 확인된다면 급속하게 활용이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서 질병의 예후나 건강상태를 호흡가스 분석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게 된다면 지금 의존하고 있는 건강검진의 방법과 절차를 모두 바꿔놓을 수 있다. 하지만 기술적 한계는 분명하다. 호기가스의 질병 마커도 여전히 학계에서는 논란의 대상이며 호기의 특정 가스성분이 특정 질병에 의해 왜 농도가 높아지거나 낮아지는 지에 대한 물질대사상의 인과관계의 경로 연구도 미미한 상황인 탓이다. 정확성이 가장 우수한 가스분석 기술은 여전히 수억 원을 호가하는 가스크로마토그래피와 질량분석 기법과 기기에 의존해야 한다. 대형 전문 화학분석기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전제 조건에서는 인류가 확보한 가스센서 기술은 검출감도가 아무리 우수해도 가스검출 선택성이 형편 없어서 호기가스 연구에 적용하기에는 부적합한 사례가 대부분이다. 금속산화물이라는 신소재에 기반한 가스센서 기술의 한계는 가스선택성 성능의 부재에 있어서 호기가스 질병진단 연구에는 적합하지가 않다. 금속산화물의 소재를 아무리 다양하게 한다고 한들 가스분자와 금속산화물 소재의 결합원리는 거의 대부분 유사한 상호작용으로 동작하는 원리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장 합리적인 해결전략은 무엇일까? 우수한 가스분석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가스분석기기를 소형화하고 사용하기 편하게 하는 방법으로 접근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가스센서 기술에서는 가스분자와 센싱 소재가 분자와 분자의 상호작용 원리를 모두 활용하는 가스센서 어레이 기술로 접근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시사점

Breath biopsy 분야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질병관련 가스마커의 발굴, 발굴된 마커의 유의성(validation) 검증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간단하게 활용할 수 있는 가스센서 기술 확보가 모두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 분야의 연구 경험을 보유한 전문 연구 컨소시움이 중장기적으로 체계적으로 연구를 수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영국의 Owelstone 사를 필두로 국외에서는 기업이 이미 breath biopsy 연구를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호기가스 질병진단 분야의 기술 확보와 선점을 위해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 국민들의 이해를 기반으로 정부의 안정적인 연구지원을 기대한다.